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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주목할 서울국제도서전 행사 소식

by iriss.. 2025. 6. 17.

이맘때쯤이면 습한 공기에 살짝 지친 마음을, 무언가로 다독이고 싶어져요. 그럴 때 생각나는 곳이 바로 서울국제도서전이에요. 2025년, 올해도 어김없이 열려요.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, 진짜 한 번쯤은 가봐야 할 행사에요. 근데 이건 단순히 ‘책을 사는 곳’이 아니에요. ‘책과 내가 다시 만나는 곳’이 맞아요. 저는 21살, 대학생이자 블로그에 리뷰 쓰는 사람인데요. 작년 도서전에서 딱 하나의 구절을 보고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. 그런 순간이 이 도서전 안엔 진짜 많아요. 올해 주제는 ‘믿을 구석’이래요. 왠지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했어요. 글은 글자인데, 그 안에 사는 무게나 온도는 다 다르잖아요. 그런 이야기들을, 무게를 느껴보는 공간. 서울국제도서전은 그런 곳이에요.

 

다양한 부스 구경은 발견의 연속

부스 투어는 도서전의 하이라이트예요. 처음엔 진짜로 목적 없이 걷다가 갑자기 눈에 확 꽂히는 책이 하나쯤 있어요. 표지에 손글씨로 적힌 제목. 무슨 시집일까 싶었는데 에세이였고, 그 안엔 누군가의 3년치 감정이 들어 있었어요. 올해는 특히 독립출판존이 엄청 커졌어요. 무명 작가, 1인 출판사, 처음 책을 내는 사람들까지. 정형화된 편집보다 흐트러진 진심 같은 책들이 많아요. 거기서 책을 고를 땐 이상하게 마음이 움직여요. 이 책이 나를 봐준 것 같고, 그래서 나도 이 책을 사줘야 할 것 같고. 그런 묘한 끌림이 있어요. 그리고 아트북, 사진집, 말도 안 되는 조형 형태의 실험서들도 많아요. 어떤 건 펼치면 벽걸이처럼 펼쳐지고, 어떤 건 활자 대신 자수로 만든 페이지도 있어요. 올해는 ‘AI와 출판’이라는 테마로 기획관도 열린다는데, 인간적인 감성과 기술이 동시에 만나니까 되게 묘해요. 종이책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. 근데 사라지는 게 아니라, 확장된다는 거. 그게 신기하고 멋져요.

 

작가와 눈 마주치는 순간, 책은 사람이 돼요

솔직히 저는 작가 사인회 이런 거 좀 어색해했었어요. 근데 그 생각 완전 바뀐 게 작년 도서전이에요. 어떤 부스에서 그냥 조용히 앉아 있던 작가분한테 말을 걸었어요. “이 책 진짜 좋았어요”라고. 그분이 웃으면서 “그 책, 제 이별 기록이에요”라고 하셨는데, 와… 그 순간 좀 멍했어요. 그 뒤로 저는 책을 보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먼저 떠올려요. 올해도 북토크, 작가와의 만남이 엄청 다양하게 열려요. 백세희 작가, 정세랑 작가, 웹소설 작가들, 그림책 작가들까지. 저는 웹소설 쪽도 좋아해서, 아무래도 관련 세션 꼭 갈 거예요. 그리고 북토크는 진짜 놓치지 마세요. 단순한 강연이 아니라, 거의 작은 다큐멘터리예요. 어떤 배경에서 글을 쓰게 되었고, 어떤 감정을 쓰고 있는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니까요. “글 쓴다는 게 고통일 때가 더 많아요”라고 말하던 어떤 작가의 말이 아직도 머리에 남아 있어요. 그게 글 쓰는 사람만의 얘기가 아니거든요. 우리 모두 뭔가를 기록하면서 살아가니까요.

 

책이 전부가 아닌, 도서전에는 감정이 가득!

서울국제도서전은 책만 있는 곳이 아니에요. 저는 올해도 굿즈 부스에서 지갑 열 각오 하고 있어요. 북마크, 책가방, 노트, 펜, 그리고 가장 기대하는 건 ‘책 냄새 향기 스프레이’… 이건 진짜 안 사올 수 없어요. 그리고 체험존! ‘직접 활판 인쇄해보기’, ‘내 문장으로 배지 만들기’, ‘손글씨 책갈피 제작’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요. 이런 건 그냥 이벤트가 아니에요. 내가 글을 좋아한다는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는 방식 같아요. 그리고 ‘독립서점 큐레이션 전시’도 기대돼요. 전국의 특색 있는 서점들이 소개되는데, 어떤 서점은 “우린 밤 10시부터 문을 엽니다”라는 컨셉으로 운영돼요. 감성, 진심, 약간의 기이함, 그리고 잊지 못할 순간들. 도서전은 그걸 전부 안고 있는 공간이에요. 다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 고요해져요.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다 읽은 사람처럼. 그러다 가방 속 책 한 권 꺼내면 또다시 시작되는 거예요. 새로운 문장, 새로운 마음, 새로운 나.

서울국제도서전은 그냥 ‘도서전’이라는 단어로 다 설명되지 않아요. 저는 이곳에서 매년 다른 나를 발견하고,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책과 감정,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. 올해도 그럴 거예요. 그리고 언젠가, 내가 쓴 문장이 누군가를 이곳으로 데려오는 날이 오겠죠.